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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일상 이야기

03. 해외에서 김치 만들어 먹기

by kimiling 2020. 12. 18.

나는 원래 김치를 즐겨 먹지 않는다. 급식 시절에도 김치는 손도 안 댔고, 집에서도 김치 볶음밥 먹을 때를 제외하곤 챙겨 먹은 적이 없었다.


덕분에 캐나다에서 어학 연수하던 시절, 남들은 김치가 생각난다고 할 때 나는 김치가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었다.


그러던 내가 요즘, 한달에 한 포기 씩 김치를 담그고 있다. 매달 김장을 하게 만드는 주범은 남편. 독일인인데도 나보다 더 김치를 좋아한다. 김치 킬러. 사이드디쉬로 김치를 내어주면 신나 하고, 김치 볶음밥이나 김치찌개를 만들어 주면 춤을 추곤 한다.


메달 만들기 귀찮긴하지만, 김치 냉장고가 없는 독일에서는 어쩔 수 없다. 심지어 우리 집은 보통의 독일 가정집처럼 작은 사이즈의 냉장고이다 보니, 여러 포기를 담가도 보관할 곳이 없다.


한 포기 씩 만들어서 유리병에 딱 넣어 보관하는 것이 딱 알맞다. 피클이나 애플 무스가 담겨있었던 유리병에 넣으면 냉장고 안에 김치 냄새를 풍기지 않고도 보관할 수 있다. 물론, 김치가 담긴 병의 뚜껑을 여는 순간 나는 냄새는 어쩔수 없지만.


그리고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날 가족모임에서 먹을 김치를 만들다가 우연히 좋은 팁을 발견했다. 김치 속을 만드는데 집에 마늘이 없었다. 외출금지인 요즘 밖에 나가긴 그래서 집에 방치되어 있던 마늘가루로 대체해봤다. 반신반의하면서......




근데 의외로 만족하는 결과가 나왔다. 다 만들고 나서도 집에 김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 맛에는 딱히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남편에게는 말 안 했는데, 아무런 언급이 없는 거 보면 김치 맛으로는 진짜 마늘이 안 들어갔다는 사실을 못 느끼는 것 같다.


한국에 살았음 사 먹었을 김치를 독일에 살면서, 한인마트가 없는 동네에 살게되면서, 김치킬러인 남편과 함께 생활하면서 매달 한 포기씩 담구고 있다. 아직 나만의 레시피가 없어서 매번 맛은 다르지만, 만들 때마다 새로운 것을 터득하고 있다. 한국에선 요리를 한 적도 없는 내가 이렇게 자주 김장을 할지 누가 알았으려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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