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기 끝자락에 찾아온 먹덧
임신 초기와 중기까지만해도 입덧도 먹덧도 없었기에 식습관에 있어서는 매우 잘 관리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식욕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전 후 쯤으로 기억한다. 12월만 되면 마트는 평소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이 가판대에 진열된다. 그래서일까, 마트에 갈 때면 남편은 초콜릿을 듬뿍 카트에 담았고, 집에 있는 동안 달달 구리 한 게 생각날 때면 하나씩 꺼내 먹었다.
비단 초콜릿뿐 아니라, 섭취하는 음식 역시도 많이 달라지게됐다. 독일의 크리스마스 명절은 한국에서의 추석명절과 비슷하다고 볼수 있다. 연휴 동안 고열량의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량도 줄어드는 시기. 좀 다른점이 있다면 독일의 연말 명절은 약 2-3주 정도로 생활습관 변화가 더 길다는 점이다.
나도 모르게 정신줄을 놓고 열심히 먹었던 지난 12월과 1월. 그동안 나의 식습관은 엉망이 되었고, 임산부로서 입맛이 돌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 없는 먹덧이 진행되고 있었다.
#눈 때문에 바껴버린 생활패턴
임산부의 건강관리는 식이요법도 중요하지만, 정기적인 운동 역시도 중요하다. 최소 30분은 운동해야한다고 권장받는다. 겨울이 오기 전까지는 매일 1시간씩 파워워킹을 했다. 햇살 좋은 날, 선선한 바람에 매일 산책을 해서였는지, 임신 6개월 차까지 몸무게도 4kg-5kg 밖에 늘지 않았었다. 검진 때마다 몸 상태 항상 좋았고, 기분도 매일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폭설이 오기 시작하면서 모든게 바뀌어버렸다. 내가 살고 있는 독일 남부지역은 12월 초부터 눈이 엄청 오기 시작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3-4일 이상 지속되었고, 길에 쌓이는 눈의 양은 어마어마했다. 밖의 기온이 춥기도 했지만, 미끌거리는 눈 위를 걸으면 위험할거라는 핑계를 대며 집에서 뒹굴거렸다. 임신 중,말기가 되니 몸이 무거워서였는지, 점점 게을러져 갔었다.
#임신 당뇨 1차, 2차 검사 결과
긴 연휴가 끝난 후, 1월 중순에 산부인과에 검진을 갔다. 병원에서는 당뇨 검사를 실시할 거라며 설탕음료를 내게 건넸다. 음료 복용 전과 1시간 후의 혈당을 체크해서 임신성 당뇨가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였다. 가족 중에 당뇨인 사람이 없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1-2달 동안의 나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좀 걱정되긴 했었다.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연휴 동안 크리스마스 쿠키, 케이크, 초콜릿 및 주스 등 당분이 넘쳐나는 간식을 임신 전보다 훨씬 많이 먹었다. 평소에는 단 음식에 손도 대지 않는데 이 시기만큼은 이상하게도 스스로 절제할 수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제철인 귤은 또 얼마나 맛있던지.... 한자리에서 2-3개씩은 기본으로 먹었던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더불어 운동을 하지 않았던 것도.
당뇨검사 결과는 아니나 다를까 170으로 수치 오버. 50g 함량의 설탕음료로 검사했을 때의 정상수치는 135mg/dl이다. 병원에서는 75g 함량의 음료로 2차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공복 상태, 음료 섭취 1시간 후, 2시간 후 총 3번 채혈을 해야 했다. 검사 결과는 안타깝게도 공복 혈당 수치가 기준보다 높아 임신 28주 +4일차에 임신 당뇨로 확정 진단받았다. 독일에서의 정상 수치는 공복 >92mg/dl, 1시간 >180mg/dl, 두 시간 >153mg/dl이며, 나는 공복 수치가 105mg/dl으로 높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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