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ermany/🍺 독일 문화 이야기

🍺 독일사람들이 코로나에 무덤덤한 이유.

by kimiling 2020. 3. 12.
본 글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들어가는 말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이유 1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이유 2

맺음말

 

지난달까지만 해도 독일 사람들은 코로나에 대해 매우 무덤덤했다. 이탈리아 북부에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고, 이탈리아에 다녀온 후에 코로나에 감염된 국민들이 많아지면서 이들도 차츰 변하고 있다. 방관자의 시선으로 짤막짤막하게 소식을 전하던 뉴스 및 방송은 언제부턴가 코로나 이야기로만 가득하다.

하지만, 약 1300명의 감염자가 나온 지금도 여전히 경각심 1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던 초반부터 서로 조심하기 난리였던 한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코로나바이러스를 향한 시선이 한국과는 크게 다른 모습에 나는 "이 사람들은 코로나19에 왜 이렇게 무덤덤하게 반응할까?"라는 의문을 품게 됐다. 내가 추측해 본 이유는 2가지이다.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개인적인 의견이다.)


 

첫째, 초기 사례에 의한 잘못된 인식.

독일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는 33세의 남성이었다. 그는 중국에서 온 무증상 2차 감염자인 여성동료에게 감염됐었다. 그녀가 중국으로 돌아가서 증상이 나타나고 확진 소식을 전달받을 때까지, 그는 코로나 감염 여부를 몰랐다고 한다.

독일 최초 감염자는 일반적인 독감처럼 미세한 증상만 있었고, 지속일도 2.5일 정도로 매우 짧았다. '독감'증상이 많이 회복됐을 때 중국인 동료의 연락을 받고 검사한 결과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료인 2번째 확진자 역시도 4일 정도 '독감' 증상이 있었고, 다 회복된 후에 코로나에 감염됐었다는 결과를 받았다. 

 

출처 :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첫 사례가 가볍게 지나가서인지, 독일 연방정부나 보건부,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 19를 단순한 감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확산되는 것에 큰 우려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에 첫 감염자 주변인들이 무더기로 감염 확진을 받았었었고 모두들 빨리 회복된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첫 감염자가 면역력이 낮은 사람이었다든가,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지 않았다면, 과연 독일인들은 지금까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무덤덤하는 자세로 있었을까 궁금하다.

 

 

둘째, 경각심 제로.

독일 제1 공영방송 ARD(한국 KBS1과 유사)의 뉴스 Tagesschau에서 3월 5일 실시한 코로나 19 관련 설문을 보면 알 수 있다.

출처 : Tagesschau

🔊"본인이나 가족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를 걱정하십니까?"라는 질의에 76%의 응답자는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을 했다.

출처 : Tagesschau

코로나 사태 이후 변화한 일상의 모습에 관한 설문 내용 중🔊 "여행이나 주요 행사 참석을 취소할 예정입니까?"라는 질문에는 54%의 응답자가 "취소하지 않겠다."라고 답변을 했다.

 

코로나 19의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누군가는 본인들 때문에 위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혹시, 중국과 물리적인 거리가 멀기에 피해자가 될 확률이 낮다고 생각해서일까... 설문의 결과처럼 대부분의 독일인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을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에서 나오는 저 무덤덤함. 참 놀랍다.

 

 

🤨*** 대구 신천지 사태 같은 걸 직접 경험해봐야 경각심이 높아지려나 싶다. 직접 경험하지 말고, 중국, 한국, 이란, 이탈리아 선례를 좀 보고 미리 대응 좀 했으면 좋겠다. 매뉴얼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 참고로, 옆 나라 오스트리아는 선례를 통해 코로나 19에 대해 좀 더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는 듯하다. 오스트리아는 한국, 중국(후베이성), 이란, 이탈리아에 머물렀던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게 코로나19 음성 판정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는 문을 닫고 인터넷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100명 이상 참가하는 실내 행사와 500명 이상 참가하는 야외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확진자 수에 외국인인 나는, 독일인들과 다르게 매일매일 더 큰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독일에 있는 많은 교민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우린 이미 한국에서 어떻게, 얼마나 빠르게 퍼졌는지도 알고 있고, 한국은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 말이다. 

독일은 한국처럼 이동 경로를 알려주지 않는다. 지역 확진자 통보도 당연히 문자로 해주지 않는다. 궁금한 사람이 직접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해야 한다. 바로바로 업데이트가 되는지 조차도 믿을 수 없다. 또한, 감염 의심이 된다고 말한다고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병원 케어는 독일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대부분 자가 격리하라고 하는 듯하다. 

나 혼자 유난인 거 같지만, 이런 믿음직하지 못한 상황에서 모르는 누군가에게 감염될까 봐 무서운 건 어쩔 수 없다. 오늘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 19를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 소식 이후에 독일 사람들이 '덤덤하지 않게' 변했으면 바란다.  

2020/03/17 - [독일에서 사는 이야기/🍺 독일 문화 이야기] - 🍺 코로나 사태를 통해 다시 본 독일인들 그리고 프랑스인들

2020/03/20 - [독일에서 사는 이야기/🍺 독일 문화 이야기] - 🍺 코로나에 더 이상 무덤덤하지 않는 독일인들


본 글은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를 작성한 글입니다.

💌 작성자: 독일사는 Kimmmi 키미
글 변경을 비 허용하고 있습니다. 

【copyright©2020 kimmmi. all rights reserve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