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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여행기

💌 여행이 지겨워진 이유, 그리고 내가 여행을 자주 했던 이유.

by kimiling 2020. 1. 22.

나는 비행기를 타고 다른 도시로 떠나는 여행을 자주하는 편이다. 취업을 한 이후로는 1년에 최소 8회 정도의 비행기를 탔고, 정말 심할 땐 한달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가곤했다.

여행이 즐거웠던 이유

처음엔 한국과는 다른 도시의 모습들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새롭게 먹어보는 음식은 나의 미각에 신선한 경험을 하게하는 기회도 됐다. 처음 보는 언어로 적혀진 문자를 볼 때와 현지 언어로의 의사소통은 답답함이란 감정을 느끼게 해줬다. (영어를 할 줄 몰라 해외로 여행가기 겁이 난다는 부모님의 말을 100% 이해하게 됐던 순간들이었다.)

 

실패를 하든 말든 모험을 좋아했던 20대 때는 이런 모든 순간들이 감정적으로 다가왔다. 약간이라도 신나거나 재미난 일이 있으면 기분이 최고조가 됐다가, 멍청한 실수를 하게되면 자책도 했고, 고독함과 불편함을 겪을 땐 눈물이 나기도 했다. 아마도 다채로운 감정을 느꼈기에 친구들에게 공유할만한 스펙타클한 여행 에피소드도 더 많았던 것 같다.


여행이 즐겁지 않은 이유

하지만, 요즘 나는 여행하는 게 지겨워졌다. 작년까지만해도 여행권태기인가 싶었다. 왜 여행하는 게 더이상 즐겁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계속해보곤 했다. 내 나름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지금 사는 집에서 공항까지 거리가 좀 멀다.
 공항을 가는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짐 싸는게 피곤하다.
 짐 검사할 때 전자기기와 액체류를 뺴고 꺼내고 하는게 번거롭다.
 여행지에 가서 하고싶은게 특별히 없다.
 혼자하는 여정이 너무 심심하다.
 시차 적응 기간이 점점 길어진다.
 평상 시에도 평온함이 유지되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 가서 리프레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나이가 들면서 느껴지는 신체적 변화와 마음의 변화 그리고 공항접급성 및 인프라 등의 외부적인 요인이 함께 맞물린 것이다. 자연스러운 변화인 것 같다.


 

여행을 자주 했던 이유.

더불어, 여러가지 이유를 생각해보면서 알게된 사실이 있다. 내 주변엔 역마살이 낀 사람들이 많고, 난 거기에 동참했을 뿐이란 사실이다. 언젠가부터 "역마살 사주"가 좋은 의미로 다가오면서, 지인들은 너도나도 본인에 사주에는 역마살이 낀거 같다는 소리를 자주했었다. 여행을 자주다니는 나에게도 역마살이 있는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나는 한번도 긍정을 한 적이 없다. 나는 집순이에 더 가까웠고, 한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직장도 들어가면 오래 다니는 편이었다. 

나의 여행 패턴을 되돌아보니, 지인들의 제안에 따라간 경험이 더 많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지인들의 여행 제안에 무조건 승락했던 까닭에 나는 여행을 자주했었던 것이다. 

 

**참고로 나의 20대는 여행에 최적화된 환경에서 살고 있었다. 분기 프로젝트만 잘 마무리하면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었고, 휴가 일수도 보통의 회사보다 많았다. 무엇보다 초년생이라는 이점으로 실장님과 팀장님을 비롯해 모든 팀원들이 휴가사용을 너그럽게 이해해주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이 지겹다"라고 습관처럼 말하는 요즘, 다행이도 나의 절친들은 이해하고 공감해준다. 어쩌면 여행을 향한 열정이 우선시 됐던 20대와 달리, 30대인 지금은 안정감과 편함을 더 우선시 하니까 그러지 않나 싶다. 또한, 20대 때 많은 돈과 시간을 여행에 투자했기 때문에 이제는 미련이 없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행이 지겹다고 적고 있는 블로그 글과 달리 난 오늘도 부다페스트를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취리히 공항에 앉아있다. 한동안 여행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기회가 또 생긴거보니 이런 삶이 내 운명인 것 같다.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주관적인 생각이 담겨있는 글입니다. 
필요한 부분만 참고해주세요. 

 

▶ 작성자 : 독일사는 Kimmmi 키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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