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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일상 이야기

💌 독일인 남편과 한국어 그리고 <사랑의 불시착>

by kimiling 2020. 3. 18.

M군은 나와 8년을 알고 지냈는데도 한국어 구사능력이 제로에 가깝다. 한국어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은 기본 인사와 감사함의 표시, 맥주와 소주를 주문하는 정도이다.

한국 음식을 가장 좋아하고, 식재료도 한국 제품을 선호하지만, 다른 문화적인 부분은 크게 관심이 없는 듯하여 한국어를 배울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5년째 지인들이 이제 한국어 좀 할 수 있어?라는 질문을 하지만, 여전히 대답은 한결같다. 물론, 한국어 배움에 열정이 솟구칠 때도 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바로, 우리 가족을 만나러 한국에 가기 2주 전정도. 벼락치기로 몇 문장 외우고, 가서 써먹고 독일로 돌아오면 바로 까먹는 게 문제이지만...

내년엔 조카와 좀 더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이 든 나는 남편의 한국어 공부에 조금은 관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한국어 교습책도 사줘보고 온라인 강의 리스트도 뽑아서 공유해줬지만, 별 소득이 없었던지라 다른 방법을 강구했다.

생각해낸 방법은 집에 한국어 드라마 계속 틀어놓기. 한국어에 무의식적으로 노출이 되면 단어 한, 두 개라도 배울듯하기에... 나는 한국 드라마를 계속 보고, M군은 한국 정서를 간접적으로 배우고, 언어도 배우고, 1석3조.

남편은 드라마보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콘탠츠 선정이 매우 어려웠다. <보좌관>이나 <터널>은 10 분보다가 중도 하차. <W>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처음 1-3편까지 재밌게 보다가 너무 길어서 중도 하차.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드라마가 없었다. 

그리고 지난 주말, <사랑의 불시착>을 틀었다. 난 본방을 봤고, 정주행으로 재탕까지 한번 한 상태였음에도 또 틀었다. 한국에서 스위스 풍경도 나오고 북한사람들의 생활도 묘사되어서,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해주면서....

진득하게 앉아서 보던 나와달리, 초반에 거실과 방을 돌아다니며 중간중간 보던 M군은 어느새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계속 보고 있었다. 평소라면 2편 이상 시청하는 것을 거부하는데, 웬일인지 일요일에는 4개의 에피소드를 연달아 보더라.

표치수 외 3인이 너무 웃기다면서. 드디어 취향저격이다. 가장 빵 터진 부분은 남한에 온 첫 장면.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편의점 장면과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연장선으로 출연한 김수현 부분이었다. 😂

다음 날, M군은 왠일인지 사랑의 불시착을 이어보자고 먼저 제안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렇게 K드라마에 입문하는 것인가. 스토리가 뻔한데, 계속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한국 드라마.

마지막 화까지 4편이 남아있는데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시청했으면 좋겠다 싶다. 아! 그리고 내 전략에 맞게 드라마를 보며 배운 한국어 단어 한 개가 있다. 바로, 표치수의 '아니' 😅 아차, 언어 공부에는 적절하지 않은 콘탠츠였나.... 이러다 북한말 배우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 ** 넷플릭스에는 추가 장면 부분에 에필로그라는 문구가 없어서 아쉽고, 영상 마지막에 예고편이 포함되어 있어서 예고편 개념을 모르는 해외 시청자에게 혼선을 주는 듯하다. 


💌 작성자 : 독일사는 Kimmmi 키미
사진 출처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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