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ermany/💌 일상 이야기

💌 독일의 화장지 사재기 현상 그리고 의외의 Winner

by kimiling 2020. 3. 20.

독일은 2주 전부터 화장지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언론에서 이 이야기를 접한 후 상황이 궁금하여 마트에 갈 때마다 확인해봤다. 역시나 화장지 코너만 텅텅 비어있었다. 이 모습을 보니 지금 당장 필요한 사람들은 제품이 없어 구매를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여있을 듯하여 마음이 좋지 않았다.  ( 💬 다행히도 리 집은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에 사둔 게 있어서 당분간은 괜찮을 듯하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이런 현상이 너무나도 우스웠다. 맥주 외에 다른 물건을 쟁이는 독일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인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 조금은 재밌었달까? 혹은,  코로나 유입이 시작된 이후에 계속 겉으론 태평한 척했지만, 뒤에선 몰래몰래 사재기를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는 건가 싶기도 해서 말이다. 

 

 

독일어로 '햄스터카우프 Hamsterkauf'라고 불리는 사재기 현상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 구분 없이 휴지가 파는 곳 어디서든 일어났다식품 구매를 위해 갔던 레베(REWE)나 에데카(EDEKA)에도 휴지는 없는 것을 확인했고, 드럭스토어인 데엠(DM)과 로즈만(Rossmann)에도 당연히 없었다. 온라인 몰에는 예전부터 진작부터 재고가 없었고, 재고가 들어와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잠시나마 나도 한개 더 사놔야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휴지를 쟁여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거.  싱가포르나 호주, 카타르와 같이 생필품을 수입해야하는 나라라면 조금은 이해가 가는데, 독일은 대체 왜 일까? 그리고 수많은 생필품 중에 왜 유독 휴지일까? 아울러, 휴지 1세트에 8-12개가 들어있는데, 몇 세트씩 구입해가면 진열대에 저렇게 물건이 하나도 없을까 싶었다. 파스타 면도 사재기 현상이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갈 때마다 물건이 있긴 했다. 

어쨌든, 우리 집도 휴지 한 세트를 더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M군의 아빠가 남편의 우편물을 들고 우리 집에 방문했다.  ( 💬 재택근무 1일 차라 좀 심심하셨나 보다.) 코로나 관련해 독일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 등 이것 저것 이야기를 나누다 사재기 현상 이야기가 나왔다. 당연히 주제는 화장지. 

 

M군의 아빠는 기다렸다는듯이 웃으면서 화장지에 얽힌 소소하게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시댁에서 물과 휴지 등 부피가 큰 제품의 구매 담당은 M군의 아빠다. 빈번하게 구매하는 게 귀찮으신 M군의 아빠는 시기에 맞춰 대량으로 구매해 창고에 보관하곤 한다. 휴지 역시도 지난 1월, 대용량으로 약 6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을 구매하셨단다.  ( 💬 물도 꽤 많이 구입해서 창고에 넣어두신 듯)



집에 들고 왔을 때, M군의 엄마한테 사재기한다고 물건 쟁여놓는다고 잔소리를 들었었는데.... 이번 사태가 터지고 나니 본인의 행동이매우 현명했음을 뽐냈다고 한다. 그리고 뿌듯한 듯 승리의 미소를 띠며 덧붙였다.


🎅

"혹시 너네도 휴지 구입
못하면 말만 해.
우리 집에 충분히 있으니까."



사재기현상 혼란 속에 갑자기 나도 모를 든든함이 생겼다. 그리고 M군의 아빠는 화장지 산타가 되어 가족 및 주변 지인들에게 화장지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고....

 

 

💬 날로 심각해져가는 유럽의 코로나 확산 때문에 한국에 있는 많은 친구들이 연락을 해줬어요. '뭐 필요한 거 없냐, 혹은 유럽은 마스크 구하기 힘드니 마스크 보내줄까?' 라면서요. 마음만 받기로했는데, 말만이라도 어찌나 따뜻하던지. 일상의 변화는 있지만, 코로나 핑계로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과도 근황토크도 하고 그랬네요. 한국에 있는 가족은 TV에서 독일의 휴지사재기 소식을 듣고, 휴지 보내주겠다고 연락을 했더라구요. 그래서, 시댁에 화장지 산타님이 계신 이야기를 해줬어요. ㅋㅋㅋ 


본 글은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 글입니다.
주관적인 생각을 듬뿍 담고 있으니,
가볍게 읽어주시고,  
필요한 부분은 아주 살짝만 참고해주세요.

💌 작성자 : 독일사는 Kimmmi 키미
사진 출처 : Pixabay
글 변경을 비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