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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데
한국에서 비데는 필수 생활 가전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가정집은 물론 백화점, 마트, 영화관, 쇼핑몰 등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공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아직 비데 문화가 보편화되지 않았다. 비데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독일인들도 많다. 겨울이 되면 한국 집에서 사용하던 비데가 특히나 더 생각이 난다. 비데 기능 중 시트를 따뜻하게 해주는 온열 기능 때문이다. 변기 위에 앉을 때 느껴지는 그 차가운 기운은 비데와 함께 했던 소중했던 시간을 다시금 생각나게 해 준다.
독일에 장기 거주하는 한국분들은 한국에서 비대를 구매해와 직접 설치하여 쓰기도 한다고 한다. 나 또한 한국에 들어갈 때마다 구매할지 말지 고민하는 가전제품 중 하나인데, 고려해야할 상황이 너무 많아 4년째 구매 보류 중이다.
디지털 도어락
정말 꼭 도입이 됐으면 하는 것을 뽑으라면 디지털 도어록이다. 나갈 때마다 열쇠를 챙겼는지 신경 써야 하는 게 너무 불편하다. 특히나 독일의 집은 문을 닫는 순간 잠기기에, 열쇠가 없으면 다시 열 수가 없다. 열쇠를 깜박하고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면 낭패를 겪어야 한다. 한국은 어플만 있으면 도어락의 비밀번호 변경도 가능한 시대인데, 여기는 아직까지 구식의 쇠로 만든 열쇠를 들고 다녀야 한다.
예전에 스웨덴 동료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스웨덴 디자인의 예쁘고 세련된 열쇠고리를 선물해준 적이 있었다. 집과 회사, 헬스장에서 모두 스마트키를 사용하던 때라 나에겐 무용지물인 선물이었다. 미안하긴 하지만, 요즘 누가 열쇠고리를 선물하지?라는 생각도 했었다. 근데 유럽에서 살게 되니 이게 웬걸... 현관 열쇠, 집 열쇠, 자전거 열쇠 등 들고 다녀야 하는 열쇠가 너무 많았다. 유럽에선 열쇠고리가 실용성 있는 괜찮은 선물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에피소드가 있다.
충전식 교통카드
충전식 교통카드 : 독일에는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 등으로 구매하는 대중교통 이용권이 있다. 사용기한 날짜가 프린팅 된 종이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매달 종이 티켓을 구매할 때와 지갑 속에 쌓여있는 종이를 볼 때마다 충전식의 교통카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영국에는 오이스터 카드가 있고 프랑스에는 나비고 카드가 있으니, 언젠가 독일에도 도입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교통카드 판매기, 스캐너 등등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에 독일인들 정서상 빠른 시일 내에 생길 것 같지 않은 게 나의 생각이다.
독일 사람들은 신문물에 있어서 굉장히 느린 편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통신망 설치 시점과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 시기이다. 3G와 LTE 망을 구축할 때를 돌아보면, 독일은 유럽 국가 중에서도 완전 후발주자였다. 관련해 좀 더 적어보자면, 작년 말에 진행됐던 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의 LTE 커버리지는 여전히 75%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Vodafone의 커버리지는 57%로 도이치텔레콤에 비해서도 현저하게 낮다. 반면, 네덜란드나 벨기에, 스위스와 같은 국가들은 LTE 커버리지가 90% 정도 된다고 한다. 개인적 경험을 추가하자면, 요즘에도 3G 조차도 잘 안 잡히는 경우가 많다. 지역적인 요소가 있긴 하겠지만...
전자화폐
음식점을 갈 때마다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열쇠와 마찬가지로 여기 사람들은 실물을 지니고 다니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종종 현금과 독일의 EC카드(직불카드)만 사용 가능한 곳이 있다. 영국과 스웨덴만 가도 전자화폐 사용이 일상이라 실제화폐를 사용하는 사람을 보는 게 드물던데, 독일은 신용카드 사용 조차 제약이 있는 게 현실이다.
나라 별로 모바일 페이먼트 사용률을 분석해놓은 자료를 본 적이 있었는데, 휴대폰 사용자의 11%가 스마트폰 페이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사용률 1위인 중국의 경우, 79,4%로 많은 스마트폰 유저들이 모바일 결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연구를 보고 독일이 11% 라는 점에 놀랐다. 내 주변엔 사용하는 사람들이 없는데, 심지어 음식점에서 바코드라든지 단말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11%의 모든 유저들이 베를린에 거주하나 보다.(베를린은 좀 더 발전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
정수기
독일에는 유명한 정수기 브랜드가 있다. 바로 브리타(Brita)이다. 하지만, 독일에도 도입이 되면 좋겠다는 정수기는 냉수, 온수, 얼음까지 뽑아먹을 수 있는 기계를 의미한다. 비데와 마찬가지로 독일에 우리가 쓰는 정수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보편화되지 않아 구매비용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관리, 유지비도 들어가고.
아울러 건물 내에서도 무료로 정수기 물을 마실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이 곳에선 공공기관이나 학교 같은 곳 조차도 정수기는 찾아볼 수 없다. 슈퍼에서 사 먹어야 한다. 다행인 건 물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에 구매해서 마시는 게 큰 부담이 되진 않는다.
작성자 마음대로 뽑아본 제품들이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듯 사용했던 것들인데, 없으니 불편하긴 하네요.
작성자 : 독일사는 Kimmmi 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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