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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일상 이야기

04. 초음파보기를 거부하는 산부인과 쌤

by kimiling 2020. 12. 22.

임신 23주 차, 곧 6개월 차에 다다른다. 지난 8월부터 매달 1회씩 산부인과 검진을 다니고 있고, 지난주 금요일 올 해 마지막 검진까지 완료했다.



기존 담당의사 VS 새로운 담당의사


산부인과 의사를 잘 만나야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독일의 산부인과 진료는 대부분 공보험으로 처리가 되는데, 의사선생님의 재량에 따라 커버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8월부터 10월까지 나를 진료해주던 Dr. F는 재량 범위가 넓은 편이었다. 그리고 내가 추가로 확인하고 싶은 걸 여쭤보면 재량껏 해주셨고, 보험사 혜택까지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셨다. 물론 초음파 검진도 매번 정성껏 해줬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비타민 영양제 섭취에 아무런 조언을 주지 않았다. 


11월-12월 검진에 계셨던 Dr. H는 조금 달랐다. 본인의 판단이 좀 강한 편이라고 할까? 내가 외국인인 관계로 소통에 문제가 있는 걸 수도 있지만, Dr. H는 내가 언급하는 증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본인 눈에 보이는 것만 진료해준달까. 그리고 독일 의사선생님치고는 약물(?!)에 매우 관대한 편이다. 엽산, 종합비타민, 마그네슘 섭취 권장부터 질염 증상에  질정에 크림, 복용약 처방전까지도 자유롭게 발급해줬다. 



새로운 담당의사의 초음파 검진

11월 2차 정밀 초음파를 진행했다. 담당의는 아기의 성장 속도와 두뇌와 장기 등을 신중하게 검사했다. 나와 남편에게 하나하나를 설명해주기 보다는 검진에 필요한 부분을 혼자만 열심히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독일 치고는 나름 좋은 초음파 기계 같았는데, 초음파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는지 마그네슘을 섭취하라는 말만 계속했다. 


초음파 검사가 끝났다며 배에 올린 젤을 닦으라고 하셨다. 남편과 나는 담당의가 검사하면서 성별을 말해줄꺼라 예상했는데, 언급조차도 없이 초음파 진료를 중단했다. 젤을 닦아 내기 전, 혹시 성별을 확인했는지와 알려줄 수 있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어짜피 성별은 처음부터 정해진거예요. 이제와서 바꿀수 없어요! 다음에 확인하세요"



초음파 검진을 거부한 두번 째 진료

12월 진료는 크리스마스 연휴로 인해 한 주 앞당겨서 예약했다. 의사 쌤은 한 주 미뤄서 1월에 보자고 했지만, 나는 태아의 성별이 궁금했기에 예약을 앞당겨 잡았다. 


진료 날, 초음파 보는 걸 당연스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엔 기필코 초음파를 볼 때 아기의 성별을 물어보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담당의는 초음파대신 아기의 심장박동소리를 듣는 기계를 꺼내들었다.


아기의 심장이 잘 뛰고 있는지만 들려주고 끝. 잠깐이라도 초음파봐서 성별 확인해줄수 있냐고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또 부정적이었다.

"지난 달에 초음파를 봤으니 이번달은 안봐요. 그리고 초음파 규제가 강화되서 오늘은 볼 수가 없어요. 3차 정밀초음파 때까지 기다려요"


초음파 규제 강화는 2021년 1월 1일부터 실시될 예정이고, 3D초음파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래서 Dr. H가 말해 준 이유가 납득되지 않았다. 기분만 약간 상했을 뿐. 



독일 산부인과 초음파 진료

독일에서는 공보험 가입자 산모의 필수검진은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혈액과 소변으로 검진하는 모성검사, 풍진항체검사, 목둘레 측정, 임신성당뇨 검사, 초음파 검사가 포함된다.


공식적인 초음파 검사의 횟수는 3회로 8-11주, 18-21주, 28-31주에 실시된다. 하지만, 담당 의사의 재량에 따라 초음파를 매달 보는 산모도 많다. 혹은, 초음파 패키지 비용을 지불하고 4회를 추가해서 더 보기도 한다. 보통 4회 추가 초음파는 3D초음파로 진행한다.


덧붙여, 위에 살짝 언급한 것처럼 2021년 1월 1일부터는 EU 전체에서 3D 초음파 검진이 제한된다. 추가비용을 내고 볼 수는 없을 뿐더러 공식적으로 보는 3번의 정밀 초음파에서도 사용할 수 없다. (단, 의사의 판단에 의해 자세히 볼 필요가 있는 경우는 가능하다.) 


이유는 3D/4D 초음파를 실시할 때 사용되는 과도한 초음파 열과 방사선 양이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뼈가 형성되는 시기에는 뼈에 방사선이 흡수되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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