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댁에서 독립해 처음 혼자살게 되었을 때를 회상해본다. 세탁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세탁기는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전혀 몰랐을 때 말이다. 세탁물을 넣고 '시작' 버튼만 누르면 되는 줄 알았었다. 막상 사용하려고 하니, 선택해야하는 게 많아 너무 놀랐다. 심지어 세탁 전에 세탁물을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한지도 몰랐다. 네이버와 다음, 구글을 찾아가며 세탁법을 배우고, 독일어 사전을 검색해가며 독일 세탁기의 사용법을 배우던 그때가 생각난다. 이 글을 찾아보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음하여 적어보기로 한다.
「세탁 전 준비사항」
세탁물 분리하기.
세탁하기 전에 빨래감을 미리 구분해야한다. 나는 주로 4가지 기준으로 세탁물을 분리한다.
[색상]
가장 기본적인 분류로 어두운 색과 밝은 색으로 구분한다. 밝은 색 옷을 검정색 옷과 세탁을 하면, 흰 옷의 색이 탁해지기 때문이다. 색상을 다 분류해서 빨래를 해주신 엄마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엄청 번거로운 작업이더라. 우연히 독일 DM에서 발견한 닥터 베크만의 이염 방지 티슈(Dr. Beckmann / Farb- & Schmutzfangtücher)를 구매해 세탁을 했었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도 귀찮아져서 애초에 옷을 구매할 때 검정색 위주로만 구매하고 있다.
[온도]
직물, 의류라벨에 적힌 온도로 구분한다. 한국에서는 세탁 전에 의류라벨을 확인한 적이 없었다. 근데 독일 사람들에게 물어본 세탁방법은 옷 안에 있는 라벨을 확인해, 물의 온도 30도, 40도, 60도, 95도로 구분한다는 것이었다. 따뜻한 물에 옷이 닿으면 변경이 생기는 옷감을 위해서라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다 분류해서 세탁을 해봤는데, 번거로운 감이 있어 30-40도, 60-95도 옷감 두가지로 분류해 세탁하고 있다.
[수건 & 행주]
온도와 관련된 분류법이다. 수건과 행주 직물은 60도와 95도까지 견뎌낸다. 수건과 그릇의 물기를 닦는 행주는 모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세탁기를 돌린다. 주로 60도에서 세탁을 하고, 종종 95도 삶기 기능으로 세탁을하고 있다.
[오염이 심한 직물]
양말이나 발수건, 오염이 있는 운동복을 구별해 놓는다. 독일사람들은 이런거 상관없이 다 세탁기에 돌리던데, 개인적으로는(위생에 철저한 한국인으로서는) 구분해서 따로 세탁하고 있다. 다른 옷과 함께 세탁하게 될 때에는 얼룩제거제 (Sil / Fleckenentferner Gel)에 20분정도 담궜다가 세탁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세탁하기」
세탁 프로그램 선택하기.
한국세탁기는 자주쓰는 세탁 프로그램 직관적으로 표시되어 있고, 온도 및 행굼정도가 이미 설정되어 있어서 사용하기 편리한 반면, 독일 세탁기는 독일어로 적혀있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사용법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주 사용하게 되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Koch- und Buntwäsche]
삶은 세탁, 땀이나 외부 오염이 많은 옷에 적합하며, 면, 린넨, 데님, 타올 등 견고한 직물에 적합하다.
[Pflegeleicht]
표준세탁, 합성 섬유에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합성 섬유의 경우 보풀이 많이 일어나는데, 이 프로그램을 사용 시 보풀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Feinwäsche(Seide/Wollen)]
섬세한 직물 세탁, 드럼세탁기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물의 양이 많아 직물의 손상이 적다. 속옷, 레이스, 캐시미어 등 민감한 소재의 옷에 적합하다.
온도 선택 및 그 외 추가 기능 선택.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후에 온도를 직접설정한다.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일반 세탁의 경우 30도 혹은 40도에서 뜨거운 물에 잘 견디고 깨끗한 빨래가 필요하면 65도 혹은 95도로 설정하면 된다.
세탁기 추가기능 독일어 명칭.
▶ Einweichen 불림
▶ Vorwasche 애벌빨래
▶ Spülen und Schleudern 헹굼 + 탈수
▶ Extraspülen 행굼 추가
▶ Ohne Schleudern 탈수 없음
▶ Wasserplus 물 추가
▶ Starken 강력세탁
▶ Mini/Kurz 소량/쾌속
▶ Start / Ein 시작
▶ Aus 끝
▶ Tur 세탁기 문
「세탁이 끝난 후」
특이사항.
▶ 종종 발생하는 세탁 결과, 마지막 헹굼 후 거품 발생 드럼세탁기를 사용하다보면, 행굼이 끝난 이후에도 거품이 있는 경우가 종종있다. 추가 행굼 기능을 한번 더 돌렸었는데, 최근에 알게된 정보로는 요즘 출시되는 세제들은 헹굼이 끝난 후에도 거품이 생긴다고 한다. 세제의 특성에 의한 현상이며, 세탁은 깨끗하게 다 행궈진 거라고 한다. 가루세제보다 액체 세제를 적정량 사용하면 이런 현상이 좀 덜 하는거 같다.
▶ 세탁 후 문 세탁이 끝난 후 위생을 위해서 세탁 문을 열어두는 것이 좋다. 안에 습기가 차면 곰팡이가 생길 확률이 높고, 그러면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기때문이다.
「독일 세제 제품」
내가 사용하는 세제 & 사용해 본 세제.
퍼실 액체세제만을 꾸준히 사용해왔다. 다른 세제로 바꿀 생각은 없었는데, 선물받은 것도 있고 액체세제의 부피도 줄여보고자 다른 제품들도 사용해봤다. 근데 결론적으로는 계속 퍼실 액체 세제을 메인으로 사용하고, 그 외 필요 시 다른 제품 사용할 것 같다.
[퍼실 Persil]
▶ Colorwaschmittel Gel 컬러 젤 : 다른 세제에 비하면 비싼 편이긴 하나, 세탁물의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 오랫동안 인기있는 제품으로 시중에 대용량이 판매되고 있다.
▶ Colorwaschmittel Megaperls 컬러 메가펄스(가루) : 선물받은 제품인데 향이 좋다. 다 사용한 후에 추가 구매 는하지 않았다. 이유는 가루세제 특성상 1회 사용해야하는 용량도 많고, 세탁 후 옷에 잔여물이 남아있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 Vollwaschmittel Gegen schlechte Gerüche 파워젤 - 냄새 제거 : 퍼실 컬러세제보다는 조금 비싸긴한데, 운동복같이 땀냄새가 있는 옷 전용으로 사용하기 좋다. 아리엘이나 레노어로는 잘 제거가 되지 않는 냄새까지도 깨끗하게 제거된다. 최근엔 세제의 보관 부피를 줄이고자 올인원 캡슐세제를 사용해봤다. 섬유유연제를 따로 구입하지 않기에 향기가 오래가는 브랜드인 아리엘과 레노어로 구매해봤다.
[아리엘 ARIEL]
▶ Colorwaschmittel All-in-1 PODS Frühlingsfrische 컬러젤 올인원 캡슐 봄 향기: 빨래 직후 신선한 향이 사용 초반에는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용할수록 좋아하는 향은 아닌것 같아서 재구매하지 않았다. 아울러 운동복 빨래에 사용해봤는데, 근본적인 땀냄새제거가 되지 않아 더 별로였다. 아리엘은 캡슐세제보다는 가루세제가 좀 더 괜찮은 듯하다.
[레노어 Lenor]
▶ Colorwaschmittel Allin1 Pods Goldene Orchidee 컬러젤 올인원 캡슐 오키드향 : 꽃 향기 중에 신선한 오키드향(난초향)이 좋아서 구매해봤는데, 달달한 느낌이 강한 편이다. 옷에 향기가 오래가서, 일반 옷 빨래에 사용하기 괜찮다. 현재 사용하는 제품을 다 사용 후에 레노어 캡슐젤의 재구매 의사는 있지만, 아마 다른 향을 살듯.
[퍼울 Perwoll]
▶ Wolle & Feines : 중성세제로 겨울철 니트나 고급 소재의 옷을 세탁할 때 사용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고가 브랜드의 옷을 구입하지 않는 관계로 사용 빈도수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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