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갑인 남자친구와 국제연애 중이다. 남자친구의 국적은 독일이며, 우리는 제3국에서 처음 만났다. 7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장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었던 건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있어서이다. 처음 만났던 20대 중반, 우리는 여행에 한창 미쳐있었다. 여러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보는 것에도 관심이 많았고, 새로운 도시에 방문하는 것도 좋아했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새로운 도시에서 만나 여행을 함께 했다. 운이 좋게도 내가 다녔던 회사는 연간 꽤 많은 휴가를 지급했기에, 적어도 분기에 한번씩은 긴 시간을 낼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유럽과 아시아에 있는 나라를 여행하며, 관계를 지속해올 수 있었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본국으로 귀국하고, 나 또한 독일에 살게되면서도 우리는 지속적으로 시간을 내어,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지리적인 특성으로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는 중동국가나 아프리카국가들을 위주로 방문을 했다.
서론이 길었지만,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한국과 독일 여권의 파워를 말하고 싶어서이다. 두 나라의 여권은 파워가 매우 강력하다. 다시 말해, 한국/독일 시민권자라면 사전에 비자를 발급하지 않아도 갈 수 있는 나라가 매우 많다. 때문에 우리는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어느 국가든, 항공권과 숙박만 예약해서 언제든 쉽게 갈 수 있었다.
모빌리티 스코어. Mobility Score.
모빌리티 스코어(Mobility Score)는 여권의 파워를 측정하는 점수를 말한다. 무비자 혹은 도착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의 수로 나타낸다. 내가 참조한 Global Passport Index 사이트에서는 199개국의 여권과 그 수를 기준으로 199개국 도착지로 순위를 정한다. 이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여권파워 1위 국가는 아랍에미레이트이다. 무비자로 118국을 도착비자로 59개국을 총 177개국을 수월하게 방문할 수가 있다.
독일과 한국 여권은 각각 2위, 3위 등급으로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독일여권의 모빌리티 스코어는 169점이고, 한국은 168점이다. 다시 말해 독일여권의 소지자는 169개의 나라를, 한국여권의 소지자는 168개국을 사전 비자 발급 없이 입국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
무비자 : 121개국 | 도착비자 : 47개국 | 사전비자 : 30개국
[독일]
무비자 : 128개국 | 도착비자 : 41개국 | 사전비자 : 29개국
Global Passport Index VS. Henley & Partner Passport Index.
Global Passport Index 말고도 Henley & Partner사에서도 HPI라고 불리우는 여권 순위 인덱스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HPI의 2019년 3분기 조사에 따르면, 1위 그룹에 일본과 싱가폴 여권이 있고, 2위 그룹에 한국, 독일, 핀란드 여권이 있다. 결과가 다른 이유는 목적지 수가 다르게 계산되어서이다. Global Passport Index는 여권개수와 동일하게 199개국을 기준으로 조사하는 반면, Henley & Partner Passport Index 국제항공운송협회( International Air Transport Authority - IATA)를 기준으로 여행 목적지 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는 거주국가의 여권을 발급 받지 않는 프랑스령, 영국령 등 다른 국가에 합병 된 지역까지도 목적지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개 도착지 기준
유엔 회원국 193개 + 6개 영토 (대만, 마카오, 홍콩, 코소보, 팔레스타인, 바티칸)
227개 도착지 기준
국제 항공 운송협회의 목적지를 기준으로 거주국가의 여권을 발급 받지 않는 지역까지도 포함한다.
프랑스령의 폴리네시아, 영국령의 버진아일랜드, 오스트렐리아령의 노퍽섬 등이 의미한다.
비자발급 에피소드.
우리는 21개국을 함께 방문했다. 아시아 7개국, 아프리카 3개국, 유럽 9개국, 중동 2개국이다. 우리 둘 중 1명이라도 사전 비자 발급이 필요했던 국가는 총 4국이었다. 실제로 여행을 위해 사전 비자를 발급 받아야했던 건 나미비아 밖에 되지 않지만 말이다. 앞에 언급한 4개국은 중국, 나미비아, 탄자니아, 러시아이다.
중국 - (2012년 - 2013년 여행)
한국인, 독일인 둘 다 여행비자를 소지하고 있어야 입국이된다. 우린 상하이와 칭다오에서 종종 만나곤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둘 다 회사덕분에 1년짜리 중국 비자를 가지고 있었다. 남자친구는 중국에서 장기출장 중이였고, 나는 베이징으로 가끔 출장을 갈 일이 있어서 회사를 통해 멀티비자를 받아놨었기 때문이었다.
나미비아 -(2015년 여행)
나미비아 입국을 위해 나는 사전에 비자를 발급해야 했다. 반면 독일인은 무비자로 90일간 머무를 수 있었다. 문제는 한국에는 나미비아 대사관이 없어서 비자신청이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중국이나 일본으로 가서 발급을 받거나 비자 대행을 받는 것. 우리가 택한 방법은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 옆 나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발급받는 것이었다. 나미비아 대사관이 소재해있는 케이프타운으로 입국해 비자를 신청하고, 겸사겸사 케이프 타운과 근교 여행도 했다.
이 글 작성을 위해 조사하던 중 새롭게 알게된 사실인데 이제는 나미비아 입국이 좀 더 수월해졌다. 2019년 9월 25일일자로 나미비아도 도착비자를 발급해준다고 한다. 변경된지 얼마 안되서 아직 과도기일 것 같긴하지만, 공식적으로는 나미비아에서 여권검사하면서 수수료를 지불하면,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탄자니아 (2017년 여행)
한국과 독일여권 모두 도착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할 수 있다. 우리가 여행했던 곳은 탄자니아의 섬 잔지바르였는데, 아베이드 아마니 카루메(Abeid Amani Karume) 국제 공항에서 비자를 발급 받았다. 따로 준비해간 서류는 없었고, 여권 검사할 때 비자 수수료를 지불했다. 담당자 앞에 있는 웹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종이비자를 발급한 후에 여권에 붙여서 돌려줬다.
러시아(2018년 여행)
한국인은 무비자로 러시아 여행이 가능하다. 반편, 독일인은 러시아 입국을 위해서 사전 비자를 발급해야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일시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오픈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월드컵 시즌이었다. 경기 표를 구매한 관람자에게Fan ID를 발급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었다. 무료로 사전에 신청할 수 있는 월드컵신분증이었는데, 이 카드만 있으면 독일인도 무비자로 러시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본 글을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 작성자 : 독일사는 Kimmmi 키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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