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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독일 문화 이야기

내 주변의 독일인들은 왜 티비시청에 관심이 없을까?

by kimiling 2019. 7. 14.

Photo by JESHOOTS.COM on Unsplash

 

나의 취미는 드라마 보기이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하면 한국 드라마 보기.

예전부터 미국 드라마나 일본 드라마를 자주 보긴 했지만, 모든 한국 드라마를 섭렵할 정도가 된 건 독일에 살고 나서부터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몰아보기가 가능한 것도 있지만, 요리하면서 청소하면서 스트리밍으로 계속 보고 있다.

 

 

이렇게 한국 드라마에 중독된 이유 중 하나는 독일 티브이가 너무 재미없어서이다. 독일 방송 프로그램이 얼마나 지루한지는 <대화의 희열 -김영하 작가 편>에서도 언급이 된 적이 있다. 김영하 작가님이 독일 작가 낭독회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독일 방송 프로그램들이 한국과 같지 않은 것을 다니엘 린데만이 덧붙였었다. 

 

 

드라마를 통해서 영어와 일어를 배웠던 나로서는 독일에 와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외국어 습득을 하고자 했다. 계획과 다르게 얼마 가지 않아 관두게 됐다. 독일에는 드라마가 거의 없을뿐더러, 방영되는 모든 외국 드라마나 영화는 다 더빙으로 방송이 되고 있었다. 오리지널 버전을 아는 나로서는 익숙하지 않았고, 자막 조차도 CC가 아니다 보니 말과 다르게 나오는 게 대다수였다.

 

 

특히나 시간이 많은 낮에는 더 더욱 TV 전원에 손이 가지 않는다. 온통 퀴즈채널뿐이다. 코믹 요소는 하나 없는 정말 진지한 퀴즈쇼. 혹은 스포츠 방송이나 기차 슬로우방송, 뉴스. 그래도 6시가 넘으면 조금 괜찮다. <드래곤 길들이기>와 같은 만화도 있고, 요즘 트렌드를 알려주는 <Galieleo> 같은 가벼운 시사프로그램도 있다. 8시가 되면 헐리우드 영화(더빙)를 방영해주는 채널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자막 CG가 한 껏 들어간 예능은 없다. 시사나 다큐멘터리 같은 프로그램만 있을 뿐이다.

 

 

기분전환 및 재미를 위해 방송을 시청하는 한국과 달리, 이 곳은 정보전달 및 교육이 주가 되는 듯하다. 이런 방송들보다는 아무래도 한국 방송들이 더 끌리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나 또한 독일 방송보다는 해외에 나와있음에도 한국방송을 주로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영어를 배우러 캐나다에 갔었을 땐 다 알아듣지 못해도 TV(북미컨탠츠)보는 시간이 많았었다. 이걸 봐서는 언어때문에 독일방송 시청을 꺼려하는 건 아니다.

 

 

그냥 재밌는 방송을 아직 못 찾았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독일 방송에 대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독일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주로 미국 드라마를 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TV 시청 대신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는 편이다. 운동을 하고 책을 읽는 취미 활동이 더 생산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각 나라 다른 분야에서 별 강점이 있듯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방송 컨탠츠를 잘 생산해내기에, 많은 소비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양한 컨탠츠를 접하고 자랐기에 독일인들보다는 좀 더 유머러스한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독일 방송이 재미없다고 적긴 했지만, 넷플릭스에는 괜찮은 독일 콘텐츠가 몇 개 있습니다. 

 

 

본 컨탠츠는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독일 방송이나 한국방송에 대한 내용도 개인적인 견해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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