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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독일 문화 이야기

운동이 일상인 독일인들과 함께 운동강좌 수강해보기.

by kimiling 2019. 7. 12.

Photo by Meghan Holmes on Unsplash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묻고 대답하는 기본적인 질문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이름이 뭔지,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영화를 봤는지 등등이다. 독일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내게 주로 하는 질문은 이름과 국적, 독일어 구사 여부, 그리고 어떤 운동을 하는지이다. 여가시간에 영화를 많이 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여기 사람들은 여가시간에 운동을 주로 한다. 그러니 관심사가 운동일 수밖에. 운동이야기가 소재로 나오면 좀 더 긴 대화를 하게 된다.

 

나는 꾸준히 운동을 하는 편이여서 한국 친구들 기준으로 나름 체력을 잘 관리한 편이라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독일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해 보면서 나의 체력과 운동 실력이 얼마나 형편없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근데 이건 환경적 조건에서부터 생겨나는 체력과 스킬의 차이이다.

 

예를 들면,

 

 1.2m 높이에서 수영할 때, 여기 사람들은 호수나 바다에서 수영을 배웠고,

 한국 스키장의 초급 슬로프에서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탈 때, 이 사람들은 알프스 산맥에서 4살 때부터 스키를 탔다.

 무엇보다도 실내에서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거나, 좁은 운동장에서 뛰놀 때, 독일인들은 드넓은 야외 공간 이나 공원에서 운동을 했다.

 

기초 체력이 당연 다를 수 밖에..... 현실을 알게된 후부터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수영할 줄 안다, 스키 탈 줄 안다, 혹은 운동 잘한다는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회적 분위기가 운동하는 이 나라에 살다보면, 나도 뭔가 꾸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홈트는 한계가 있으니, 동네 문화센터를 찾아가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한 학기 수업이 마무리 되는 시점, 들어볼 수 있었던 수업은 프리레틱스(Freeletics) 수업과 줌바(Zumba) 수업이었다. 기초체력을 쌓는 프리레틱스는 정말 곤욕이었다. 요가 수업인 줄 알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봉변을 당하고 왔다. 수업의 구성은 운동장 5바퀴 뛰고, 버피 30개하고, 20분간 스쾃+플랭크+철봉 매달리기 세트를 하고, 런지 및 점프 등등 1시간 동안 쉴세 없이 몸을 혹사시키는 루틴이었다.

 

 

1라운드였던 운동장 뛰기와 버피부터 나에겐 힘들었다. 처음엔 좀 하다가 마지막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대기했다. 반면 독일 여자들은 너무 쌩쌩해서 좀 놀랐다. 2라운드는 그렇저럭 해냈고, 3라운드 런지와 점핑 역시도 하다가 포기했다. 나처럼 처음인 사람들이 3명이나 더 있었는데, 이들이 체력이 좋은 건지 내가 체력이 약한 건지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업에 잘 따라갔다.

 

 

프리레틱스는 좀 어려운 것 같아 포기하고, 다음 날 줌바수업에 참여했다. 줌바는 해 본 적은 없지만, 에어로빅이나 방송댄스 수업을 들어 본 적이 있어서 조금은 안심하고 들어갔다. 나름 모든 동작을 잘 따라 했고 1시간 10분 동안 내용이 알차서 수업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함께 한 독일 사람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어찌나 뻣뻣하던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흥이 많은 민족인지, 가무에 얼마나 능한지를 또 한 번 알 수 있었다. 수업에서 파이팅 넘치던 사람은 강사님 뿐.

 

 

분위기가 확실히 다른 두 개의 운동을 독일사람들과 체험해본 건 재미난 경험이었다. 나의 체력에 또 한 번 반성하는 계기가 됐고, 독일인들도 잘 못하는 운동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독일 사회에 좀 더 적응하기 위해 꾸준히 할 운동을 찾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줌바가 되지 않을까 싶다. 

 

 

본 글을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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