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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일상 이야기

미안, 난 할로윈 몰라.

by kimiling 2019. 11. 1.

#미안, 난 할로윈 몰라
[독일의 할로윈 풍습]


 

오늘 아침에 소스라치게 놀랄만한 일이 있었다.
밖에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커와 
영화 '그것'에 나오는 삐에로를 적절하게
섞은 듯한 분장을 한 거구의 남자를 보게 됐다.

 

머리카락은 짧았고,
얼굴은 하얗게 분칠을 했고,
입술은 빨간 립스틱을 발랐던 것 같다.
입고 있었던 옷은 피를 형상한 듯한
빨간색 물감이 묻은 하얀 점프슈트였다.
처음 발견 했을 땐, 약간 멀리 있었는데도
눈에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진짜 너무
무서워서 잠시 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찰나의 공포의 순간은 지나가고
오늘이 할로윈이란걸 인지한 후에 안심했다.
아침부터 분장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놀랄 일이다.

 

 

독일 아이들에게 할로윈이란,
분장을 하고 동네 여러 집들을 방문해
벨을 누르고 사탕을 달라고 하는 날이다.
부모를 동반하지 않고 혼자서 돌아다니거나,
친구들과 단체로 돌아다닌다.

 

독일에서 살게 된 첫 해에는 이 풍습을 몰랐다.
누군가 벨을 눌렀길래 문을 열어줬더니
한 여자아이가 독일어로 뭐라고 이야기했다.
어리둥절 해 있는 내 모습을 본 아이는 용기내 
"Süßes oder Saures"를 한 번 더 외쳤다.


영어로 "Trick or Treat"이라고 말했다면
사탕이나 초콜릿을 줬을텐데,
"Süßes oder Saures"는
처음 듣는 독일어라 무슨 뜻인줄 몰랐었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아이에게
"미안, 난 외국인이라 뭔지 모르겠어"라고
말하고 돌려보냈다. 의도치않게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날 밤
이 소녀를 시작으로
이 후에 여러 명의 아이들이 벨을 눌렀고,
뭘 해야 할지 모르는 나는 그냥 집에 없는 척을 했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들은
우리 집을 방문해 벨을 눌렀다.
하지만, 올해 또 집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
사놓은 초콜릿이나 사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옆 집 분들이 아이들의 방문에
반응을 하시고 사탕을 건네주시는 것 같다. 

▶작성자 : 독일사는 Kimmmi 키미◀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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