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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 독일 문화 이야기

한국과 독일의 다른 육아 방식.

by kimiling 2019. 10. 14.

나에게는 태어난 시기가 비슷한 두 명의 조카가 있다. 한국에는 여자 조카가 있고, 독일에는 남자 조카가 있다. 두 조카가 태어난 이후에, 나는 한국과 독일에서 각각 1년 6개월씩 살았기에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을 옆에서 종종 지켜봤다. 독일에 살 땐, 종종 한국에 가서 한국인 조카를 만났고, 한국에서 살 땐, 가끔 독일에 놀러 와 독일인 조카를 만났다.

가끔은 한국가족과 독일 가족의 다른 육아방식에 놀라곤 하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아기 방 분리

독일 조카네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기 방을 따로 마련했고, 거의 바로 방을 분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침대는 따로 썼고, 베이비모니터(아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무전기)를 놓고, 아기가 울면 바로 방으로 달려간다고 들었었다. 소리가 날 때마다 두 방을 오가느라, 수면부족으로 엄청 힘들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자립심 형성과 수면 패턴 형성을 위해서 방을 따로 쓰는 게 좋다는 의견을 들었다.

반면, 한국 조카네는 태어났을 때 부터 지금까지 부모와 아이가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다. 여유 방이 있어서 아기방을 만들긴 했으나, 신생아 때부터 지금까지 거실과 부모 침실에서 함께 생활을 한다. 아이의 수면 패턴을 위해 이른 시간이 자야 하긴 하지만, 함께 취침할 때 아이가 더 안정감과 유대감을 느끼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마련했던 아기방은 시간이 지날 수록 취침용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장난감을 보관해두는 방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아기 낮잠을 재울 때

지금은 아니지만, 독일 조카가 유모차를 타고 다니던 때에는 낮잠을 야외에서 그리고 유모차 안에서 재웠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었는데 밖에서 아기를 재우는 모습에 매우 놀랐었다. 독일에서는 이게 일반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북유럽에서는 모든 아이가 잠들면 유모차에 태워 담요를 덮어주고 야외에 둔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맑은 공기와 찬 공기에서 자야 더 오래 잔다고 한다. 더불어, 면역 체계 형성에도 좋다고.

한국 조카는 낮잠 시간이 되면 잠들 때까지 엄마 품, 아빠 품에 안겨 있었다. 재우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면 아기에게 머리에서 부터 발끝까지 따뜻한 옷을 입히고, 손, 발 모두 노출이 되지 않게 준비를 했다. 그 후에 엄마나 아빠가 아기띠를 메고 아이를 안은 다음 패딩이나 담요로 한번 더 아이를 감쌌다. 이유는 아기가 감기에 걸리면 고생하니 밖에 나갈 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카 시트(베이비 시트)에 탑승 할 때

방과 동일하게 독일 조카네는 신생아 때부터 베이비 시트(카 시트)를 차에 설치했다. 독일에선 영아와 아이가 탑승하면 의무적으로 카시트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기 때부터 사용했기 때문인지, 오랜만에 본 독일 조카(당시 2살)는 혼자 카시트에 타겠다며 신나게 달려가서 자리에 앉는 모습을 봤었다.

이런 조카의 모습이 매우 신기했던건 당시 한국 조카의 카시트 적응기와 카시트 탑승기를 봐왔기 때문이다. 카시트에 앉기 싫다며 칭얼대고 우는 모습을 여러 번 봤고, 자리에 앉을 땐 무조건 부모가 안아서 앉혀줬었다. 

 

아이가 모험적인 행동을 할 때

내 기준엔 위험해 보이는데, 독일 조카의 부모는 오히려 장려하는 경우도 많다. "저기서 걸어가 볼래?" 라며 높은 곳에 올라가길 권유하기도 하고, 아이가 뛰고 있으면 "빨리 와"라며 속도를 더 낼 것을 권유한다. 모험적인 행동을 할 때 자제시키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보고 있는 난 다칠까 봐 좀 걱정이 될 때도 있다. 정작 부모/조부모/삼촌은 별 걱정 안 하지만..) 정말 위험한 상황이나 남에게 피해를 줄 때는 아이를 자제시키긴 한다.

물론 독일 조카는 남자아이라서 모험심도 강해 다양한 행동을 하는 것 같다. 반면, 한국 조카는 여자이기도 하고, 겁쟁이라 그런지 다행히 모험적인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한국인 기준으로 아이가 하기에는 위험해 보이는 행동은 본능적으로 시도하지 않는 듯하다. 모험심은 많지 않은 한국 조카지만, 호기심은 독일 조카에 비해 확실히 많다. 눈에 보이는 새로운 게 있으면 다 만져서 확인해봐야 했고, 궁금한 게 어찌나 많은지 말도 엄청 일찍 하기 시작했다. (독일 조카가 2달 정도 먼저 태어났는데, 문장 구사력은 한국 조카가 더 빨랐다.) 

 


본 내용은 간접적인 경험(옆에서 지켜보고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나라 별로 육아방식이 다르 듯, 가정마다 다른 육아방식을 고수하기에 위에 언급한 두 가족이 각각 한국과 독일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관습적으로 따르고 있는 육아방식이니  많은 가족이 비슷하게 행동을 할 거라고는 생각합니다. 

▶작성자: 독일사는 Kimmmi 키미◀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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